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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본문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끄적끄적

[산문집]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리우나라 2018. 5. 24. 16:55

   [산문집]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 남는다.


꼭 나처럼 습관적으로 타인의 말을 기억해두는 버릇이 없다 하더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마음에 꽤나 많은 말을 쌓아두고 지낸다. 어떤말은 두렵고 어떤말은 반갑고 어떤말은 여전히 아플 것이며 또 어떤 말은 설렘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떠한 양식의 삶이 옳은 것인지를 나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다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편지를 많이 받고 싶다. 편지는 분노나 미움보다는 애정과 배려에 더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편지를 받는 일은 사람받는 일이고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출과 일몰의 두 장면은 보면 볼수록 닮은 구석이 많았다. 일부러 지어 보이지 않아도 더없이 말갛던 그해 너의 얼굴과 굳이 숨기지 않고 마음껏 발개지던 그해 나의 얼굴이 서로 닮아 있었던 것처럼. 혹은 첫인사의 안녕과 끝인사의 안녕이 그러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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