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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알록달록하게
내가 왜 꽃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본문
내가 왜 꽃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어릴적 제주도를 다녀온 적이 있다. 9살때였나? 우리가족과 우리집에 세들어살던 언니자매까지 8명이서. 내기억엔 분명 삼촌이 갔었는데 엄마는 안갔다고 한다. 엄마가 나이가 드셔서 잊어버리셨나보다. 내인생의 첫 제주도였는데 아직도 잊을수가 없는건 여미지 식물원이었다. 많은 선인장과 화분을 보여 나는 엄청 즐거워했고 뛰어다녔던거 같다. 분명 더 좋은 곳도 가고 더 맛있는 것도 먹은 기억이 있을텐데 왜 조용한 식물원만 기억에 나는걸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냥 나는 그 풀냄새와 흙냄새가 좋았던거 같다. 어릴적 시골에서 맡고 자란 냄새여서 친근함을 느껴서인가? 그래서 지금 내가 꽃을 좋아하고 식물을 좋아하나 싶다.
식물에서 나는 푸릇푸릇한 풀냄새도 좋고 알록달록 어여쁜 꽃에서 나는 달달한 꽃내음도 좋고 그냥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휴대폰에는 100장이상의 꽃사진이 있고 컴퓨터 배경화면도 꽃이다. 딱히 내가 여성여성하고 꽃무늬옷을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이상하게 꽃사진 식물사진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어쩌면 내안의 어떤 부분이 식물과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 라는 헛된 생각도 해본다.
얼마전 설에 하우스를 하시는 삼촌댁에 방문을 했었다. 작은삼촌은 내가 아주 꼬맹이때부터 식물을 재배하는 작은 화원같은걸 하셨었다. 지금은 여기저기 옮기시다보니 하우스 몇동이 되셨지만 그 하우스 안에는 여전이 파릇파릇한 새싹이 가득한 화분들과 작은 꽃망울들이 봄을향해 인사하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봄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나도 같이 인사하고 싶었다. say hello~ 다만 아직 너무 추워서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지만. 집에가는 길에 삼촌께서 로즈마리 허브를 하나 주셨다. 뿌리가 마니 자랐으니 분갈이 한번 해부면 좋다고하시면서.
기차타고 오는길 화분이 쏟아질까 다른건 다 가방에 넣었지만 화분은 고이 손에 들고왔다. 그리곤 엄마와 함께 다이소에들려 빨간색의 이쁜 화분 하나와 분강이용 흙을 사서 집으로 왔다. 화분을 키워보긴 했지만 분갈이는 처음이라 작은욕실안에 흙이 다 튀고 뿌리를 어떻게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검색을 참고하여 분갈이완료. 괜시리 뿌듯한 이기분. 아가아가 우리로즈. 이뿌게 자라다오~
또 얼마전에는 회사안에 아카시아향같이 달달한 향이 계속 나길래 왜인가 했더니 사무실안에 놓여진 행운목에 꽃이 피었다. 행운목의 꽃은 일생에 한번 볼까말까한 귀한거라던데 무려 2그루의 나무에서 꽃이 길~다랗게 피었더랬다. 신기하기도 하고 2018년에는 행운이 오려나 싶기도 해서 사진을 찍어두었다. 왠지 간직하고 있으면 나에게도 행운이 오지않을까. 옆에 계신 실장님께서 oo씨가 먼저봤으니 올해 결혼하려나보다~ 라고 하시는데 입을 막고싶었다. 결혼은 됐고 로또되게해주세요 라고.. 헤헤 좋은 꽃얘기 뒤에 물질만능주의등장.. 여하튼 행운목의 꽃은 진짜 행운을 주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는 다 잘풀리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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