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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

더테이블 The Table,2016 -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 테이블 하나

리우나라 2018. 1. 30. 13:16

   더테이블 The Table,2016 -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 테이블 하나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에서
하루동안 머물다 간 네개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

(정유미&정준원)
오전 열한시, 에스프레소와 맥주.
"나 많이 변했어."
스타배우가 된 유진과 전 남자친구 창석

(정은채&전성우)
오후 두시 반, 두잔의 커피와 초콜릿 무스케이크
"좋은 거 보면 사진이라도 하나 보내줄 줄 알았어요."
하룻밤 사랑 후 다시 만난 경진과 민호

(한예리&김혜옥)
오후 다섯시, 두 잔의 따뜻한 라떼.
"좋아서 하는 거예요. 아직까진..."
결혼사기로 만난 가상모녀 은희와 숙자

(임수정&연우진) 
비오는 저녁 아홉시, 식어버린 커피와 남겨진 홍차.
"왜 마음 가는길이랑 사람 가는 길이 달라지는 건지 모르겠어."
결혼이라는 선택 앞에 흔들리는 혜경과 운철

당신은 오늘,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지만 상영관이 적어서 멀리까지 찾아가서 보고왔던 영화. 더테이블. 어느 한적한 동네의 조용한 카페의 한 테이블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주인이 테이블을 닦고 꽃병을 가져다 놓고 잔잔하게. 

오전 열한 시
과거의 연인 유진과 창석은 재회했다. 흔히들 연인이 헤어진 이유를 궁금해 하곤 한다. 하지만 둘사이의 짧은 대화만 보아도 왜헤어졌는지 이해가 갔다. 짧은 대화속에 많은 감정과 상황이 오고갔고 공감이 되었다. 톱스타가 된 전 여자친구에게 이남자가 하는말은 그저 코수술 했냐느니 누구랑 사겼다던데 사실이냐느니 이런 쓸때없는 찌질한 질문들 뿐.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난다는 약간의 설렘을 기대한 유진은 예전과 달라졌다고 말하는 현재의 이남자가 예전과 같다는 걸 다시한번 느낀다. 이래서 우리는 헤어졌으니까. 그럼에도 매정하게 차가운말 한번 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웃어보인다. 그래도 내가 한때 사랑했었던 사람이니까 그러리라. 그 감정이 고스란히 내마음에 전해져와 쓰리고 아팠다. 

오후 두시 반
전 연인이 나간 그자리에 다른 커플이 앉아있다. 딱 세번 만났지만 진도는 끝까지 나간 둘. 하지만 어느 날 남자는 갑자기 몇달간 여행을 가게되고 여자는 놀람과 아쉬움과 실망감에 화가 나있었다. 여자는 여행가는 남자를 막을 수 없었다. 둘은 아무사이가 아니었기에 그사람을 그냥 보내주는 거밖에 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만난 둘 사이에 차가운 기운이 흘렸다. 하지만 남자는 달랐다. 차가운 눈빛의 그녀와 다르게 계속해서 부드러운 미소와 따뜻한 눈빛을 그녀에게 보냈다. 그러면서 가는 곳마다 여자가 생각났다며 선물을 하나 둘씩 꺼낸다. 무슨의도일까 무슨사연일까 계속 생각되었다. 결론적으로 둘은 함께 걸어간다. 둘사이의 오해와 앙금이 풀리고 자연스럽게 다시 처음부터 만나는 듯이. 둘 사이의 감정과 상황을 제3자의 눈으로 보다가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떨까 생각하고 감정을 대입해보고 하니 어느덧 스토리가 끝나버렸다. 단순히 연애이야기가 아닌 나이는 먹었는데 취직은 제대로 되지않는 현실속의 여자와 이제 막 여행에서 돌아와 취업준비생이 된 남자의 이야기. 두사람의 모습이 어쩌면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평범한 청춘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오후 다섯시
오늘이 창가를 비치는 시간, 따스함이 카페를 감돌때에 두 여인이 카페에 앉아있다. 처음엔 모녀인가 아니면 아는사람인가 했지만 두사람의 대화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젊은 여자는 엄마대행하는 분을 섭외해서 결혼 사기를 치는 여자였고, 나이 든 여자는 엄마를 대행하는 사람이었다. 또하나의 사기라 생각한 나이든 여자는 이것 저것 물었지만 알고보니 이번엔 진짜 결혼식이었다. 결혼사기를 치기위해 간곳에서 돈없고 가난한 평사원의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것이었다. 죽은 엄마를 대신해 대행엄마에게 결혼식을 부탁하는 여자와 죽은 딸의 결혼식에 가지 못해 마음이 아픈여자의 이야기와 그사이에 베어져나오는 아련한 무언가.  

저녁 아홉시
어둠이 깔린 저녁, 밖은 보슬보슬 비가 내리고 있다. 카페 테이블에는 한 남여가 말없이 앉아있다. 무언가 끝이났지만 누구하나 손을 놓지못하는 놓기 아쉬움이 보이는 테이블. 결혼을 앞두고 남자가 한번만 잡아주기를 바라며 아쉬운을 내보이는 여자와 알면서도 잡지 못하고 있는 남자. 이런저런 얘기만 하다가 결국 헤어지기 바로전 남자는 여자를 잡는다. 하지만 여자는 이미 남자의 행동에 마음을 정리했고 선을 긋는다. 그리고 이야기는 끝이난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이스토리에서 같은 마음이었지만 남자가 확실히 잡아주지않아 여자는 다른남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했다. 여자는 다시 잡아주길 원했지만 남자는 거부했고 남자가 원할때 이미 여자는 마음을 정리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같지만 사랑이 그렇다. 어느하나 명확하게 할 수 없다. 같은 것 같지만 나르고 다른 것 같지만 같다. 그와중에 명확한건 하나다. 타이밍. 그 타이밍을 놓치면 되돌리기 힘든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에서 지나간 네개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 알고보면 가깝고도 가까운 이야기이다. 나의 이야기 일 수도 있고 친구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타인이 보면 그냥 남자와 여자, 여자와 여자인 카페안의 사람들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인연과 감정과 상황들이 오고가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 어쩌면 나의 이야기 어쩌면 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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